“It’s okay not to try so hard.”
This is a phrase from a YouTube sleep meditation that I listen to every night before going to bed. I really like this phrase because it makes me feel calm and at ease. It has helped me overcome insomnia that suddenly developed in my middle age.
The process and results shown in my recent work felt like a fierce battle. It was a combination of a strong will to escape from a dark environment and repeated actions taken at every moment. While working, the pain was long and the joy was short-lived. “Why am I repeating this painful work? Is it a healing process for me, or is it self-pity?” Whatever it was, my emotions and the subject matter merged, and I was swept away by waves of emotion until my emotions suddenly detached from the subject. Once the emotions detached, there was a state that emerged, which was either tranquility or comfort. In Korean, these two words have different first characters: “편(便)” and “평(平).” “편(便)” can mean comfortable, flattering, skilled, restful, and learning, but it can also refer to excrement or urine. “평(平)” can mean flat, govern, neat, comfortable, decide, complete, equipped, harmonious, and easy. Besides “comfortable,” the usage of the two characters is quite different. “안(安)” means peace, comfort, and pleasure. This character is combined with others to express psychological states of mind. In the dictionary, “평안(平安)” means a peaceful state, and “편안(便安)” means a comfortable and stable state.
Poet Kim So-yeon wrote in her book “The Dictionary of the Mind” about the subtle differences between the two words. “We like comfort. A comfortable person, a comfortable space, comfortable time… being
comfortable means being convenient and safe. Everything is at our fingertips, and everything is like the tongue in the mouth. Therefore, we are relaxed without any desire. Being tranquil means peaceful and stable. Peace and stability are like the core of a typhoon, but to enjoy it, we need enough tension. Knowing this, our body, which already has tension, enjoys a peaceful state. To be tranquil means to be peaceful and stable. Peace and stability, like the eye of a typhoon, are at rest, but to enjoy them, one needs a certain level of tension. Because we already know this, our bodies know how to maintain a moderate level of tension while remaining in a state of peace, leaving us with a bit of enthusiasm. This peacefulness, maintained by a bit of enthusiasm and a moderate level of tension, requires invisible effort to carry out our relationships, places, and time properly. However, relaxed comfort without any desire does not take care of our relationships, space, or time that we belong to. When a family travels to a quiet countryside, everyone feels peaceful, but when someone else’s discomfort is incurred at home, it often affects my comfort. My comfort may come at the expense of someone else’s discomfort, but my peace can be a shared value with others.
While preparing for an exhibition at ACC Gallery, I tried to create works focused on drawing. Drawing, which immediately reflects the flow of consciousness, is cheerful but not serious. When I try to extract ideas to create a large piece, drawing freely has become a mental rest and enjoyment that I rarely experience. Am I in a state of comfort or tranquility now, or somewhere in between? I want to enjoy the space between the tranquility and comfort that has come to me now, like the sunshine on a spring day after enduring winter.
평안함과 편안함 사이
“그렇게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매일 저녁 취침 전 틀어 놓는 YouTube 수면 명상에서 나오는 말이다. 나는 이 말이 참 좋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심이 된다. 중년에 느닷없이 생긴 불면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지난 내 작업에서 보여지는 과정과 결과물은 치열한 나의 싸움 같았다. 어두운 환경과 벗어나려는 의지, 매 순간을 반복하며 쌓아가는 행동의 결합체이다. 작업을 하면서 고통은 길고 환희는 짧았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런 고통스러운 작업을 되풀이 하고 있는 걸까, 나에 대한 치유의 과정인가, 혹은 자기 연민인가?’ 그 무엇이 되었던 간에 그 대상과 내가 합일되어 감정의 파도에 수없이 휩쓸려 다니다가 어느 순간 그 대상으로부터 나의 감정이 분리 되었다. 감정이 분리가 되니 생긴 상태가 있다. 편안함 혹은 평안함 이다. 한국어에서 두 단어는 앞의 글자 편(便)과 평(平), 두 글자가 다르다. 편(便)은 편할 편과 똥오줌 변으로 쓰인다. 편하다 이외에에 아첨하다, 잘하다, 쉬다, 익히다 등등의 뜻이 있다. 게다가 똥오줌 변으로 쓰인다니, 중국에서 발음때문에 공유하는 건지 아님 배변기능이 편해야 마음도 편한건지 알 수 없다. 그런데 후자는 확실히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평(平)은 평평할 평, 다스릴 편으로도 읽힌다. 평평하다, 고르다, 가지런하다, 편안하다, 정하다, 이루다, 갖춰지다, 사사로움이 없다, 화목하다, 쉽다의 뜻이 있다. 편안하다의 공통점 외에 나머지는 사용처가 확연히 다르다. 안(安)은 편안 안으로 읽히고 즐거움, 편안, 좋아하다라는 뜻이 있다. 이 글자가 조합하여 마음의 심리 상태를 표현한다. 사전적으로 평안은 평화로운 상태, 편안은 불편하지 않고 안정된 상태를 의미한다.
시인 김소연은 ‘마음사전’에서 두 단어의 미묘한 차이점에 대해 이렇게 썼다.
‘우리는 편안함을 좋아한다. 편안한 사람, 편안한 공간, 편안한 시간…… 편안하다는 것은 편리하고 안전하다는 뜻이다. 모든 것이 손끝에 있고 모든 것이 입안의 혀와 같다. 그리하여 어떤 욕구도 없이 이완되어 있다. 평안하다는 것은 평화롭고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평화도 안정도 태풍의 핵처럼 정지되어 있으나, 그것을 누리기 위해서는 그만한 긴장감이 필요하다. 그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우리 몸은, 평안한 상태에서 조금의 의욕을 남겨놓고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할 줄 안다. 조금의 의욕과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한 평안함은, 스스로가 속해 있는 관계와 장소, 시간 따위를 잘 영위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어떤 욕구도 없이 이완된 편안함은 스스로가 속해 있는 관계와 공간과 시간 등을 돌보지 않는다. 조용한 시골로 가족이 여행을 떠났을 때에 모두가 평안을 느끼는 반면, 집에서 느끼던 나의 편안함에 누군가의 수발이 전제될 때가 많은 것처럼. 나의 편안함은 누군가의 불편함을 대가로 치르지만, 나의 평안함은 누군가와 함께 누리는 공동의 가치가 될 수 있다.
ACC Gallery에서 하는 전시를 준비하면서, Drawing 위주의 작품으로 구성해 보았다. 의식의 흐름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드로잉은 경쾌하고 심각하지 않다. 큰 작품을 하기위해 생각을 끄집어 낼 때, 손 가는 데로 그리는 것은 모처럼 갖는 정신적 휴식과 즐거움이 되었다. 나의 상태가 지금 편안함인가, 아님 평안함인가, 아님 그 중간에 어디쯤인가? 지금 나에게 찾아 온 평안함과 편안함의 사이를 누리고 싶다. 마치 겨울을 지난 봄날의 햇살처럼.